첫 만남은 단순하게.
엄마 손 잡고 쫄랑쫄랑 걸어갔던 유원지, 혼잡한 틈에서 어미의 손을 놓고 덩그라니 놓여 진 소녀. 멍하니 있다가 평소 듣곤 했던 미아교육에 힘입어 보호소에 알아서 찾아가려던 그 작고 가냘픈 몸뚱아리.
저보다 몇 배는 더 큰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걸어가던 와중에 슬그머니 손을 잡아오던 작은 손 하나. 제 누난 줄 알고 잡았다가 아닌 것을 알고 펑펑 울음을 쏟아내던 그 작은 아이, 작은 소녀. 하늘하늘 춤추는 솜사탕같이 달콤한 옷자락이 바람결에 나부끼고 어린 아이들의 영웅이라는 어느 만화영화의 캐릭터가 그려진 모자가 사람들에 치여 바닥을 구른다.
‘아.’
작은 탄식, 뻗어진 손에 화들짝 놀라 더 꽉 잡아채면서. 데굴데굴 모자를 굴러 저 멀리, 어딘가로 사라지고 말았지만 아이의 손에 붙잡힌 소녀는 남았다. 결국 서로 어쩔 줄 몰라하다, 이내 얌전히 손잡고 미아보호소에 찾아가던 와중에 꼬물거리던 손이 더욱 엉겨 붙으면서 이름을 묻더라.
‘나중에, 네가 또 날 보게 된다면 그때 알려줄게.’
어미가 종종 보곤 했던 드라마 속 대사를 톳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말하면서 눈웃음을 흘린 소녀와 알겠노라 고개를 끄덕이던 그 작은 아이.
결국 각자의 부모를 만나 손을 흔들고 헤어졌던 두 소년소녀.
그대로, 잊혀 지나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