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행
새벽 기행(紀行) 00
아힌
2015. 7. 5. 04:00
내쉰 숨이 시리다. 오늘따라 유난히 눈이 빨리 떠져 나온 거리는 마치 죽은 것마냥 고요했고 섬뜩했으며, 차가웠다.
그냥 돌아갈까…?
나즉한 숨결에 하얗게 엉겨붙은 공기가 부서져 떨어진다. 집으로 가는 길, 멀지는 않지만 이제 와서 돌아가자니 조금 아쉽다. 어쩌지, 나른한 고민을 흘리면서도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아."
"-아사쿠라?"
얼어붙은 새벽공기, 차가움과 고요가 마구잡이로 뒤섞여 머뭇거리게 되는 그런 현실적인 공포. 기이한 정적에 힘입은 평화가 오묘하게 공존한 거리를 짓이기는 거친 소리. 그것을 꿰뚫고 찢으며, 네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