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Dahlia
One
아힌
2015. 7. 6. 00:31
달리아, 그 꽃 너머로 무심히, 하지만 수줍게 웃고 있는 그 얼굴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아아, 어떻게 해. 그렇게 귀여우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이미 가져갔으면서 더 가져갈게 뭐가 더 있다고 내 마음을 흔드는 거니? 아, 어떻게 해. 나 자꾸만 두근거리잖아. 심장이 미친 것처럼 날뛰고 있잖아.
달큰하게 코끝을 간질이는 향기에 얼굴을 물들이면서 소녀는 웃었다. 소년은 들고 있던 꽃다발 너머로 고개를 숙였다.
"—달리아네."
"…그, 네. 좋아, 한다고 하셨잖아요."
"후후. 좋아해, 엄청. 꽃말이 좋거든."
"화려함, 아니었던가요."
"그것도 있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말은 따로 있어."
쭉 뻗은 손이 꽃다발을 들고 있는 손과 겹쳐지면서. 부드러이 흔들리는 꽃잎에 입술을 부비면서.소녀는 여전히 발갛게 향기에 물들인 뺨으로 미소를 머금었다. 눈앞에 흐드러지게 핀 꽃 사이로,너무도 사랑스런 연인의 모습이 가득 차 있었다.
"—당신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해요."
조심스럽게 달싹인 그 입술 사이로 밀어 떨어진 말에 반쯤 감겨 있던 그 눈이 크게 홉 떠올리는 것이 담겼다.
“어때, 사랑스런 꽃말이지?”
손등 위를 맴돌던 손에 힘을 줘 내린 꽃다발. 그 사이로 숨어있었기에 보기가 힘들었던, 그리고 이윽고 들어난 당황스런 그 얼굴을 보며. 소녀는 살며시 발을 들어올렸다. 닿은 입술이 꽃잎에 물들었다.
봄이 왔다, 달콤하고 향기로운.